낚시 교실

가는 원줄 사용시 장점

Dragon2 2020. 11. 1. 04:20

장비는 튼튼해도 원줄은 가늘게

한때는 지나치게 경량화 일변도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만연해 최소한의 강도조차 갖추지 못한 낚싯대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연질 낚싯대는 오히려 불리한 점이 많다는 게 알려지면서 이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낚싯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최근엔 이런 경량화의 바람은 많이 진정된 분위기다.
그런데 이처럼 적당한 강도를 가진 낚싯대가 인정을 받으며 자리를 잡으면서 한번쯤은 생각해야 될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덩달아 낚싯줄과 소품류도 투박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리라도 걸면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인지, 강한 채비만이 대물을 낚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감성돔낚시 특유의 아기자기한 맛을 전혀 고려치 않고 무조건 튼튼한 장비와 채비만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 
낚싯대는 1호가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건 모두가 공감할 만하다. 경우에 따라선 이보다 더 강한 낚싯대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목줄도 마찬가지. 1.5∼1.7호를 기본으로 하고 상황에 따라선 2호나 2.5호가 필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원줄만은 예외다. 2∼3호면 아무리 대물 감성돔도 충분히 낚을 수 있다. 그런데도 예전엔 2.5호가 표준처럼 여겨지더니 요즘은 3호를 기본으로 생각하고, 3.5호 까지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쓰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나치게 굵은 원줄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굵은 원줄은 장점보다 단점을 훨씬 많이 갖고 있어 감성돔낚시에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굵은 원줄을 쓰면 원줄이 잘 끊어지지 않아 찌의 분실이 적고, 대물을 걸었을 때도 가는 원줄을 쓸 때보다 믿음직하기에 낚아내기 쉬울지는 모른다. 
하지만 실제 낚시를 해 보면 가는 원줄을 쓰더라도 원줄이 끊어지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대물을 걸었을 땐, 십중팔구 목줄이 터질 뿐 원줄은 여간해서 끊어지지 않는다. 원줄은 목줄에 비해 훨씬 많이 풀려진 상태라 힘이 골고루 분산되지 어느 한곳에 집중적으로 몰리지 않는다. 따라서 생각보다 훨씬 힘을 적게 받아 웬만해서는 끊어지는 일이 없다. 밑걸림이 생겼을 때 있는 힘껏 당겨도 원줄보다는 목줄이 끊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 준다. 
물론 간혹 원줄이 끊어져 찌를 분실하기도 한다. 비싼 찌를 잃어버리는 게 아까워 이를 방지하고자 굵은 원줄을 쓴다는 꾼이 많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현상도 원줄이 가늘어서가 아니라 원줄에 상처가 나 있거나, 매듭이 튼튼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많다. 또한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바닷물과 햇빛, 가이드와의 마찰 등에 의해 강도가 약해진 상태라 간혹 끊어지는 것 뿐이다.

원줄은 목줄보다 한단계만 높게

지금까지는 단순한 계산으로 원줄은 목줄의 2배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다시 말해 목줄을 1.5호 쓰면 원줄은 3호가 적당하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젠 이런 산술적인 계산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전문꾼들은 목줄과 같은 호수나 한단계 정도 높은 원줄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다시 말해 1.5호 목줄을 쓸 땐 1.75호 원줄, 1.7호 목줄을 쓸 땐 2호 원줄을 쓴다는 것이다. 처음엔 이들도 가는 원줄에 대한 믿음이 생기지 않아 다소 불안했지만, 막상 써보니 조금도 약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대물 감성돔을 낚아내는 데도 아무런 불편을 느낄 수 없다며 가는 원줄을 적극 권하고 있다. 
가는 원줄을 쓰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매우 많다.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건 뒷줄 조작이 무척 쉽다는 것.원줄을 조금만 잡아도 미끼가 쉽게 떠오르고 뒷줄을 조금만 풀어줘도 채비가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또한 가벼운 봉돌을 써도 원하는 수심까지 쉽게 채비를 내려 보낼 수 있는 보너스도 얻을 수 있다. 한단계 부력이 낮은 찌를 쓸 수 있다는 건 대단히 유익하다. 저부력찌를 쓸 수 있음으로 해서 그만큼 채비가 예민해지고, 이는 조과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바람과 조류의 영향도 무시못한다. 특히 채비를 멀리 흘려 보낼 땐, 원줄의 굵기에 따른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굵은 원줄을 쓸 땐 바람과 조류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 채비가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구멍찌와 수중찌가 붙은 채로 수십m나 흘러 가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가는 원줄을 쓰면 웬만큼 바람이 강하고 조류가 빨라도 수월하게 채비를 원하는 수심층까지 내려보낼 수 있다. 
가는 원줄은 가늘 뿐, 결코 약하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지금 쓰고 있는 원줄보다 한단계 또는 두단계 더 가는 원줄을 써 보자. 좀더 넓어진 릴 찌낚시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